사이비 포교 방식의 진화 양상
사이비 종교의 3가지 공통 특징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공부할 것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앞에서 전단 하나를 받았다. 전단의 내용은 ‘무료 케이크 만들기’ 클래스에 관한 것이었다. 케이크가 만들어보고 싶었던 필자는 어린 여동생 손을 잡고 학교 앞 검은 봉고차를 타고 정체 모를 곳으로 향했다.

도착한 그곳에선 동요 <예쁜 아기곰> 노래를 가르쳤고 카스텔라를 던져주며 케이크를 만들게 했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건 벽 한 면에 사람 얼굴이 크게 붙어 있었다. 지나치게 큰 아저씨의 얼굴 사진을 보자 어린 나이에도 직감했다. 여긴 이상한 곳이다! 이것은 이름 모를 사이비 종교에 케이크로 낚였던 필자의 첫 사이비 기억이다.

'라테'의(나 때의) 포교 방식은 이러했다. 시대는 달라졌고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사이비의 포교 방식도 진화되고 있다. 최근 필자의 유튜브에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 대차게 다뤘던 사이비 종교의 홍보 게시물이 알고리즘으로 떴다.

하나의 영상을 보고 나니 줄줄이 관련 영상이 이어졌다. 한 사람의 인생과 가정을 박살 낼 수 있는 사이비 종교의 포교 영상이 이렇게 쉽게 노출되는 것을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사이비(컬트)’가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가 쉽게 아는 종교형 사이비뿐 아니라 명상을 앞세운 뉴에이지 사이비, 특정 행동을 하면 성공을 이룬다는 자기 계발 사이비, 오르가슴으로 깨달음을 얻는다는 섹스 사이비 등 종류는 다양하고 방대하다.

오늘 칼럼에서는 이렇게 쉽게 노출되고 있는 부문별한 사이비 콘텐츠에 분별력을 갖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사이비의 특징과 세뇌의 단계, 현대 포교방식과 사이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법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사이비는 3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다. 사이비엔 반드시 리더가 존재한다. 리더는 스스로를 신격화하는 인물로,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보인다.

두 번째 특징은 마인드컨트롤을 한다는 것이다. 사이비는 세뇌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이 세뇌 프로그램을 위해 주변과 교류를 막고 폐쇄적 환경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낸다. 세 번째 특징은 성도를 착취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착취는 보통 금전적, 성적, 노동 착취가 일어난다.

필자는 이번 칼럼을 위해 넷플릭스에 있는 전 세계 사이비 다큐멘터리를 모두 시청했는데, 시청을 통해 위의 3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실감하게 되었다. 보통 교주는 자신이 신적인 권위와 능력을 갖췄다고 '연기'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병의 치유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교주의 경우 닭의 생 내장을 입에 미리 넣어놨다가 뱉어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병이 퇴치되었다고 했고, 자신이 기도를 해주면 빛을 볼 수 있다는 교주는 눈감은 성도 앞에 레이저를 쏘는 1차원적인 방식으로 빛을 연출해 냈다. 모두 어처구니가 없는 사기인데, 집단 속에 속해 모두가 같은 리액션을 하니 그것에 믿음을 가졌다.

사이비 특징 두 번째 마인드컨트롤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작업은 기존의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관계들을 끊어내는 작업이었다. 다큐를 보면 가족들이 등장해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소중한 관계들의 화합을 일으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사이비는 분열을 일으켜 고립시키고 사이비에 의존하게 만드는 양상을 띠었다.

금전적 착취는 돈을 구원과 연결하고, 모든 것을 헌납하게 가스라이팅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성적 착취는 조금 더 끔찍한데, 교주와의 섹스가 영광인 것으로 세뇌하거나 혹은 치료의 목적으로 몸을 만져야 한다고 세뇌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착취는 돈 한 푼 받지 않고 사이비 조직 내에 끊임없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가장 일반적인 착취였다.

사이비의 이렇게 터무니없는 것에 당하는 것이 바보같이 느껴진다. 그들이 당했던 이유는 세뇌당했기 때문인데 세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석하다: 믿음의 함정> 편에서 세뇌를 7단계로 설명했다. 먼저 첫 번째는 힘든 변화의 여정을 지나고 있는 사람을 노리는 것이다. 심신이 미약한 사람을 타깃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두 번째는 부드러운 설득의 단계다. 그 사람이 가진 니즈를 파악하고 채워주는, 사탕을 주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만약 타깃에 피아노가 배우고 싶은 니즈가 있으면 조직 내 피아노 치는 사람을 옆에 붙여주는 방식으로 원하는 니즈를 채워준다.

세 번째는 폐쇄된 환경에 고립시키는 것이다.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고립시켜 사이비 그룹원들끼리만 소통하게끔 만든다.

네 번째 단계는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 대상을 사이비의 '리더'로 만드는 것이다. 고립된 상태에서 달콤한 것들을 가득 주는 사이비 리더를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된다.

다섯 번째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 교주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 외부에 적이 있으면 보호자가 필요해진다. 그 보호자를 교주로 설정 후 적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심리적으로 교주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여섯 번째 단계에서는 조직을 통해 순응에 대한 압박을 주는 것이다. 모두가 1이라고 하는데 홀로 2라고 하기 힘든 상황을 만든다.

마지막 일곱 번째 단계는 소시오패스적 나르시시스트의 변덕에 부응하게 하는 것이다. 6번째까지 단계는 결국 7번째를 위한 것인데, 7번째 단계를 가장 엽기적으로 실행한 예시론 918명의 신도가 교주 명령에 따라 집단자살한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이 있다.

지금까지 사이비의 특징과 세뇌의 과정을 살펴봤는데 유튜브 홍보 외에 요즘 유행하는 사이비 포섭 방법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요즘 가장 핫한 포교는 당근마켓으로 이뤄진다. 먼저 당근마켓에 물건을 아주 저렴하게 올린 뒤 대상과 만나 스몰토크를 하며 포교하는 방식이 하나 있고, 또 당근마켓에서 퍼스널칼러 테스트를 무료로 해준다고 사람을 모아 팀을 꾸려 체계적으로 포섭하는 방법이 있다. 하나의 팀은 A가 실패하면 B, B가 실패하면 C 이런 식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그 외엔 취미 인스타그램을 만들어서 쿠킹클래스 등을 열며 포섭하는 방법도 유행이고, 예쁘고 잘생긴 성도들은 소개팅 앱에 잠입해 소개팅을 빙자한 포교를 하는것도 대세다. 무료 모임을 주의하라. 공짜 안에 함정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사이비는 언제 무너질까? 여러 사이비 다큐를 보며 이들이 무너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저널리스트였다. 대부분 사이비는 저널리스트의 글을 통해 세상에 그들의 만행이 공개되고 그로 인해 진실이 밝혀지며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언론인의 '펜'의 역할은 대단했다. 언론인과 더불어 사이비 종교에서 탈출해 용기를 낸 내부고발자의 역할도 컸는데 대체로 고발자와 기자의 합작으로 사이비 제국은 무너져 내렸다. 그래서 대형 사이비는 영향력 있는 언론사를 인수하기도 한다. 입을 막고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터넷 안에서 수많은 사이비가 만들어지고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꼭 종교의 탈을 쓰지 않았더라도 내 말만 믿으면 돈 벌 수 있다, 나만 믿으면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고 그것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도 일종의 사이비다. 선동자 크리에이터를 주의하라.

나르시시스트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된다. 콘텐츠는 사상을 담는 그릇이다. 내가 지금 보는 콘텐츠와 콘텐츠를 만드는 이가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잘 살펴보라. 새로운 세대의 온라인 지도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상의 신도들을 끌어올린다. 소셜미디어는 많은 추종자들에게 빠르게 정보를 전할 수 있고 미약한 이들은 길을 잃기 십상이다.

※ 글 작성자는 본인이며 여성경제 신문의 기고 글을 옮겨왔으며, 일부 글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