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소통의 수단이면서 발목 잡기도 해
연예인 소속사와 개인 경제적 손해 발생
연예가에 암묵적으로 내려진 SNS 주의보

최근 한소희, 류준열, 혜리의 '재밌네' 대첩부터, 김새론의 김수현과의 커플 암시 사진 업로드 사건, 황정음의 화끈한 이혼 공개와 남편 공개 저격 사건까지, SNS로 인해 많은 연예계 논란과 이슈가 생겼다.

이와 같은 많은 논란과 이슈는 ‘SNS 소통의 득과 실’을 다시금 상기시키게 했다.

황정음에겐 SNS 소통이 ‘득’이 되었다. 그녀는 이혼의 귀책 사유가 남편의 외도임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며 모든 것을 해탈한 듯 남편 사진을 SNS에 박제하고 악플러들과 적극적으로 싸웠는데 그녀의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에 대중은 좋게 반응했다.

대중은 “와 진짜 속 시원하다! 멋지다! 이혼문화를 바꾼 느낌. 혁명적이야.”라고 반응하며 그녀의 정면 돌파를 응원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SNL에 출연했고, 자신이 SNS에 올렸던 말들을 패러디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반면 한소희 류준열 혜리의 ‘재밌네’ 대첩은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다. 한소희와 류준열의 열애설에 리가 "재밌네"라는 반응을 남기면서 시작된 논란은 이후 한소희가 "저도 재미있네요"라고 응답하며 논란이 확대되었다.

이 정도까지는 귀엽게 봐줄 만한 해프닝이었다. 한소희는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며 반박 글을 올렸다 지우길 반복하고 다시금 공개 저격을 이어나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많은 것을 잃었다. 류준열과의 이별은 그녀가 쌓아 올린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지게 한 것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잠시겠지만 우스운 사람이 되었고, 류준열과 함께 출연하기로 한 영화 출연이 무산되기도 했다. SNS 소통이 ‘실’이 되어 그녀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한소희는 그 누구보다 SNS 소통의 ‘득’을 많이 본 연예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소통’의 아이콘으로서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팬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팬덤을 양성해 왔었다.

그녀를 키운 SNS 소통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는 게 그야말로 ‘재밌네’다.

이를 통해 연예인의 SNS 소통은 잘하면 엄청난 득이 될 수 있으나 잘못하게 되면 논란과 구설수를 만들어내고 소속사와 개인에게 경제적 손해를 발생시킨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필자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해 소속사에서 아티스트의 SNS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전직 아이돌이었던 필자는 활동 당시 소속사의 관리를 받으며 SNS를 했다. SNS에 게시글을 올리기 전 팬 매니저에게 꼭 컨펌을 받았어야 했는데 활동 당시엔 그것이 자유가 없이 느껴지고 항상 불만이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며 소속사의 SNS 관리가 억압이 아닌 ‘보호’의 목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필자와 같은 소속사 가수였던 티아라의 일명 ‘왕따 사건’도 SNS가 불러온 엄청난 파장이었다.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3초가 걸렸겠지만, 그로 인해 회사 직원들은 3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는 급속도로 힘들어졌고, 글을 올린 본인들도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온갖 화살을 맞아야 했다.

일련의 과정을 직접 옆에서 본 필자는 과거엔 동의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소속사가 소속사와 아티스트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아티스트의 SNS를 ‘관리’하는 게 좋다는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한소희의 소속사 9 아토 엔터테인먼트도 이번 사건에 책임을 느끼며 "한소희는 그동안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자신과 대중을 힘들게 만들었다. 소통의 방법이 옳지 않았다. 죄송하다. 어떤 질타도 달게 받겠다. 무엇보다 회사가 배우를 잘 케어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소속사가 둥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반성하고 있다. 고쳐나가겠다"라고 사과했다.

두 번째, 필자가 이번 사건을 통해 느낀 것은 연예인이 SNS로 소통하고자 한다면 ‘대중을 잘 읽으며’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감정이 휘몰아칠 땐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나 대중을 읽으며 소통을 이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스스로가 ‘성숙한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SNS를 소통보다는 프로필 또는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는 이 모든 것에 자신이 없다면 아예 SNS를 안 하는 선택도 추천한다. 스스로의 성향을 파악해 현명하게 선택하자.

‘말’을 아끼라는 현자들의 조언은 옳았다. 한소희는 침묵했던 류준열보다도 더 큰 손해를 봤다. 가장 말을 많이 한 사람이 가장 큰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말을 많이 하면 밑바닥이 드러나기 쉽고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면 우스워지기 쉽다. 말을 아끼라는 현자들의 조언을 새기자.

필자는 가끔 페이스북의 ‘10년 전 오늘’ 게시글이 뜨면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 많은 이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싸이월드를 열어보기 두려운 이유는 지금 보면 부끄러운 나의 ‘흑과거’가 그곳에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산다는 것은 ‘흑과거’를 만드는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인간이다. 완벽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실수하고, 때론 감정적이 되기도 한다. 대중은 이번 사건들을 통해 천상계에서 온 듯 완벽해 보이는 연예인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란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다.

그러니 관대하게 바라봐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프로의 세계는 매우 냉정하다. 한소희는 광고도 잃고, 다음 작품도 잃었다. '재밌네' 3글자가 불러온 파장을 홀로 책임지기엔 너무나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소통의 아이콘인 만큼 반전도 기대해 본다.

현재 연예계에선 ‘SNS 주의보’가 암묵적으로 내려진 상태라고 전해진다. 연예인들의 SNS 소통은 득과 실이 분명히 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실'에 조금 더 주의하며 SNS 소통을 이어갈 때이다.

※ 글 작성자는 본인이며 여성경제 신문의 기고 글을 옮겨왔습니다.